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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노트북에대한 생각(칼럼)

나의 첫 노트북과 리박싱의 추억..

제가 군복무 중일때입니다.
사실, 전역을 불과 한달 정도 남겨둔 상황이었다고 해두죠.
아마, 대부분의 군복무를 했던 남성들은 그러하듯, 그시기에는 이상하리 만큼
사회(학교)로의 복귀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다들 그러셨죠?)
저도 역시 장래에 대해 심도있는 질문을 던지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컴퓨터공학 3학년 휴학중 군복무,
이제 몇달뒤에는 복학하여 학업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군복무중에는 그런 걱정 별로 안하게 됩니다.
오늘, 내일은 어떻게 보내야 빨리 날짜가 지나갈까? 이런생각을 2년동안 하다가
전역을 몇일, 혹은 몇주를 남겨놓으면 그제서야 좀더 먼 미래를 보게되곤 합니다.(저만 그런것이 아니길;;)

학업을 열심히 하고자 '노트북' 구입을 심도있게 고민해 보곤 합니다.
- 컴퓨터 전공인데 컴퓨터는 좋을걸 써야겠지?
- 그래 이왕이면 기숙사에 가지고 다닐수 있는 노트북이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까?

뭐. 누구나 하는 흔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당시 노트북이란건 꽤나 비싼 물건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몇십만원짜리 넷북사양의 노트북도 많이 있지만
그당시에는 기본 200만원 정도하는 고가의 물건이었죠.
최대한 '가격대성능'을 고려하여 구입해야 했습니다.

씽크패드를 생산하던 LGIBM* 에서는 자체 브랜드인 XNOTE를 출시합니다.
그당시로는 파격적인 은색 바디(body)에 크롬장식, 신개념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거기다 지금은 동의하시기 어렵겠지만 엄청난 '가격대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200만원대의 노트북에 외장그래픽 칩셋에다가 고해상도 액정을 탑제한 그야말로 좋은 사양이었습니다.
좋은 가격대 성능에다가 당시로썬 파격적인 디자인까지..
그래. 이거다!

한달이 흘러 복학을 앞두고 노트북 구입을 하게됩니다. (XNOTE LM50-3TA1)
물론 부모님께서 카드 할부를 써가며 아들의 학업열의에 보답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죄송했는지 인터넷을 뒤져가며 최대한 싼녀석을 알아보고 구입을 했습니다.

노트북을 받은 첫날, 그날의 설레임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아. 매우 잘 사용했습니다. 별 문제도 없이 한 2년을 사용했지요...
(그때까지는 리박싱에 대해 알지도 못했습니다.)

카페활동을 하던중.. 리박싱이란것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뭐.. 2중 씰이라던지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핑계로 개봉하여 판다던지...
- 이런식으로도 물건을 파는구나...
라고 생각을 하다가 문득 다락에 보관되어있던 제 XNOTE박스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노트북 박스에는 2중씰이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리박싱이다 라고 단정지을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80%이상은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뭐, 불평해봐야 뭐합니까 2년동안 문제없이 잘 써왔는데...
'문제있는 새제품 보다는 문제없는 리박싱이 더 낫다'
라고 내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그렇게 몇년이 더흘러, 저는 총 3대의 엑스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약 7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엑스노트는 아직 생명을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 합작 회사인 LGIBM은 2004년경 분리(사업분할/합병)되어 LG와 IBM로 흡수됩니다.